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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찬가

해운대 탁선생 2022. 8. 30. 21:26

산을 넘는 자여!

그대는 무엇을 지고 산을 넘는가?

이리도 힘들게 산을 오름은 못다한 얘기 한가득 한으로 지고 있음이야.

시리게 품고 있는 그 그리움 시원하게 한 번 풀어나 보게.

내게 말 못 할게 무엔가. 섣달 긴긴밤 장단 맞춰 들어줌세.

그대의 한숨 길어지는 장탄식 이 시대의 아픔 아닌가.

누구나 공감한단 말일세.

깨지고 부서진 우리네 팔자

서로 보듬고 가야지. 너나 나나 잘난 체 할게 뭐인고.

이제는 늙고 병들어 하세월 마냥 죽치고 보내는데

임자 사정 내가 아니면 누가 봐줄겐가.

이리와 막걸리 한 잔 함세.

품 팔아 부지해온 그대 인생, 누가 알아주기나 한디.

인생 서럽지만 어쩌겠나. 속으로 삭일 수밖에.

그래도 산이 있어 좋지 않은가.

우리 죽어 자연으로 돌아간다면 세상사 다 잊어뿔고

한 때는 꽃이 되었다 한 때는 흙이 되었다,

또 운이 좋아 바람이 된다면, 원 없이 세상 구경 실컷하는 게지.

구름이 되어 여기저기 떠다닌다면 더욱 좋고.

돈과 권세, 거 좋아할 것 없어.

자네나 내나 똑같은 시간 똑같은 세월을 살다가는 거지.

좀 더 배부르게 살았다는 것 빼면 다 똑같아.

이제 와서 얘긴데 세상 진짜 공평해.

그래서 주어진 인생 알콩달콩 재미있게 살다가는거여. 그게 전부여.

좀 부족해도 자족할 줄 알면 인생은 깊어지는 거지.

감이 넘 볼 수 없는 깊고 오묘한 즐거움을 누리는거야.

그게 인생에서 최고지, .

 

! 산을 넘는 자여!

그대는 여기서 해가 지는 것을 보려는가?

그 붉디 붉은 석양에 물들어 마음까지 붉어지면 우리는 부러울게 없지.

게다가 새가 울고 바람이 불면 설령 죽음이 찾아온다해도

별빛처럼 예쁘고 평화로울거야.

그건, 그건 말야,

영롱한 미지의 우주에서 신을 만나 신비한 삶과 죽음의 비밀을 듣는게지.

그대 산을 오르는 자여!

우리는 잠깐 지구를 다녀가는 것 뿐일세.

 

그렇지 않나. 친구!!